나를 치료해 주신 하나님, 그리고 안동성소병원....

나는 멕시코 장로회 신학교의 총장으로 여름 방학을 맞아 명성교회 32주년 기념식에 초청받은 해외 선교사 153명중 한 명인 임원석 선교사입니다.

선교대회 행사를 마치고 고향으로 돌아가서, 이번 고국 방문 중에 특별히 하고 싶은 일을 실천하기로 마음을 먹었습니다. 장인, 장모님과 처제 내외와 함께 경주 힐튼호텔로 1박 2일 여행을 하여 최고의 식사를 대접해 드렸고, 장인에게는 평소에 원하시는 것을 선물하였고 장모님에게는 독일산 전기 다리미를 사드렸습니다.

내가 그렇게 한 것은 늦으면 할 수 없을 것 같다는 긴박한 생각에 서둘러 하게 되었습니다. 최근 들어 몸이 좋지 못하고 혈압이 급상승하여 요로법을 써 보라고 해서 일주일간 했지만 소용이 없었고, 혈압약도 소용이 없었습니다. 허리 디스크로 다리를 절게 되었고 몇 가지 병으로 내 몸이 스스로 갑자기 죽을 수 있다는 위기감에서 유언장을 만들어 캐비넷에 넣어둔 것이 벌써 3년 전 일이었습니다.

왜냐하면 주변에서 가깝게 지내던 친구들이 갑자기 세상을 떠나는 것을 보았기 때문입니다. 지난해 가을, 같은 나이의 친구가 심장이 멈추어 갑자기 세상을 떠났다는 소식을 들으며 인생은 여행자의 삶이란 사실을 생각하며 죽음이 오면 천국으로 언제든지 가리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금년 3월에는 다시 한 고향친구가 세상을 떠났습니다. 그 친구는 수십억의 재산가였으나 병원을 다녀와서 의사들은 걸핏하면 수술을 해야 한다고 하면서 지내다가 한 달 만에 갑자기 세상을 떠나고 말았습니다.

수년전 세브란스병원을 한 달간 다니면서 가슴이 저릴 때가 있었으며 조금만 힘든 일을 해도 땀이 나고 숨이 찬다고 했지만, 아무 병도 없다고 하였으며 오히려 병이 없는데 온 사람이라고 하는 오해를 받기까지 하며 병원을 나섰고 결국 진료를 중단하고 말았었습니다.

그런데 2012년 7월 17일 안동성소병원 심장․뇌 혈관센터 개소식에 참석하게 되었습니다. 명성교회 당회장 김삼환목사님께 심장검사를 허락받고 멕시코 출국 날자를 하루 연장하며 진료를 받기로 하여, 24일 안동성소병원 심장․뇌 혈관센터 이은규 과장에게 검사를 받게 되었습니다.

검사는 20분이면 간단하게 끝날 수 있다고 해서, 미국 플러신학대학원에서 선후배로 공부를 했던 원목실장 김무년 목사님과 함께 검사실로 들어가 검사를 받았습니다.

검사 결과는 혹시가 아니라 역시나 였습니다. 심장 혈관 세 곳이 거의 막혀 가고 있었습니다. 마치 시한폭탄과 같아서, 그냥 검사를 하지 않고 출국했더라면 빠른 시일 안에 갑자기 심장이 막혀 죽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갑자기 보증인이 필요해서 김무년 목사님께 부탁을 했을 때, “천국갈래 일 더 할래”하는 말을 하며 잠시 생각하시더니 급박한 상황을 아시고 함께 기도하고 보증인이 되어 주셨습니다.

그만큼 위험한 수술이라는 것을 생각하니 나 역시 만감이 교차하였으나 하나님께 모든 것을 맡기며 시술을 받게 되었습니다.

이은규과장님과 수술팀들은 모두 점심식사도 거르고 2시간에 걸친 수술로 막힌 혈관 세 곳에 스턴트를 삽입하는 쉽고도 위험할 수 있는 수술을 성공하게 된 것입니다. 이은규 과장님은 매우 침착하면서도 섬세하게 내 심장의 스턴트 수술을 담당하였으며, 성공적으로 수술을 마치게 되어 좋은 의사를 만난 것을 감사했습니다.

생각해 보면 전화가 되지도 않는 정글을 다닐 때 심장이 막히지 않았던 것도 감사한 일이며, 안동성소병원에 심장․뇌 혈관센터를 개소한 것도 나에게는 큰 감사의 제목이 됩니다. 안동성소병원에서 심장․뇌 혈관센터를 개소하지 않았더라면 이번 출국이 내 인생의 마지막이 될 수도 있었던 일이었습니다.

“사명자는 죽지 않는다”는 유명한 말과 같이 아직 하나님은 이 땅에 할 일을 위하여 적절한 시간에 생명을 연장하여 주셨습니다.

우리 학교 학생들과 교수와 졸업생들은 페이스북에 올라 있는 입원사진을 보고 모두가 놀라며 “아버지, 아직 할 일이 많은데 죽으면 안 됩니다.”, “멕시코를 위하여 살아야 합니다.” 등 수 십 개의 댓글이 올라왔고 모두가 염려하며 기도하는 글을 보는 순간 내 눈에는 눈물이 흐르기 시작했습니다.

지금은 회복 중에 있으며 수술 후에는 혈압이 약을 먹지 않아도 정상으로 내려왔습니다. 아침마다 눈 뜨면 기적의 하루가 시작되고 내가 살아 있음은 이 땅에서 못 다한 일을 생각하게 하고 있습니다.

103년 전에 한 선교사가 안동성소병원을 세웠고, 멕시코를 위하여 신학대학교를 세우며 20년간 일하던 한 선교사가 고국을 방문하여, 그곳에서 하나님의 기적으로 치료함 받은 것은 무엇보다 의미가 있고 우연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서울명성교회에서는 의료보험이 되지 않는 막대한 수술비를 지원하여 주셨으니, 안동성소병원을 통하여 역사하시는 하나님의 섭리를 볼 수 있었습니다.

최근에는 고국을 방문할 때 마다 달라진 우리나라의 모습에 놀랄 때가 많았으며 우리나라가 아니라 외국에 온 듯한 느낌을 받기는 했지만, 이렇게 안동성소병원이 달라진 모습에 또 한 번 놀라게 되었습니다.

세계 여러 나라를 다녀 봤지만 안동성소병원은 정말 대단한 병원입니다. 좋은 병원입니다. 의사와 간호사 그리고 모든 직원들이 너무 친절하였고 자랑스러운 기독교 병원으로 최고의 병원이라고 생각합니다. 다시 한 번 모든 분들에게 감사를 드립니다.